2015-08-23

공작왕 (孔雀王) (1985)



퇴마물의 원조격인 1985년에 발간된 오기노 마코토(荻野 真)의 공작왕(孔雀王)이 있었다.
(비슷한 시기에 영환도사(강시선생)도 있었지만...)
그 중 기억에 남는 몇 장면을 살펴보면...

[1]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TV에서는 단지 웃기기 위해 그 행태가 심해지는 가학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또 그걸 원한다.
1권 추나의 귀(追儺の鬼) 편에서 시청률을 위해 점점 잔혹해지다 못해 이전에 보지 못한 것이라고 하여 사람을 괴롭혀서 이목을 집중시키고 그 장면을 보면서 낄낄거리는 시청자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그 과정에서 무명배우가 무리한 촬영으로 죽게되었다. 하지만 그 원한이 너무나도 깊고 깊어 식귀로 변해 방송국에 나타나 복수를 하게 된다. 식귀(式鬼)는 자신의 생명과 모든 저주를 담아 만들어낸 귀신. 저주에는 두 가지의 파멸이 있다. '저주받은 자' 만이 아니고 '저주하는 자' 역시 파멸한다. 지금도 어딘가에는 구천을 헤메는 식귀가 등 뒤를 노리고 있을지 모른다. (차카게살자)


[2] 건설붐으로 열심히 사회기반시설(SOC)을 만들다가 부도가 나거나 붐이 가라앉게 되면 흉칙한 모습으로 공사가 중단된다.
1권 황천길(黃泉路) 편에서 무리하게 건설하다가 어떤 이유로 공사 중지되고, 자재도 염분이 섞인 모래를 사용해 부실한 미완의 고가도로의 끝, 더 이상 갈 수 없는 끊어진 길에서 이상한 일이 일어난다.
옛부터 길은 부와 지식등을 가져오기도 하지만 동시에 병과 악령 외적등을 불러 들이므로 선망과 두려움의 두 얼굴을 지니고 있었다. (그래서 옛 선조들는 큰 길을 만들지 않았단다.ㅎ) 해서 사람들은 노제라 하여 길을 닦으면 반드시 그 길에 제사를 지내 마을의 안전을 지켰다고 한다. 길의 존재 그것은 곧 신에게로 가는 길이었으므로... 길은 항상 이어져 있어야 한다. 끊어진 길이 있으면 그 곳이 황천길. 바로 지옥으로 가는 문이다. (Welcome to The Hell Gate~~)


[3] 1권의 메인테마인 "죽은사람 돌아오다" (死人还り : しびとがえり) 에서 공작이 이런 말을 한다.
(주: 초기 번역판에는 '죽은사람 돌아오다'라고 되어 있고 이후 나온 번역판에는 '환생'이라는 제목을 사용하였다)

패관잡기(稗官雑記)라고 하는 조선의 오래된 책에
죽은자의 약지에서 뽑은 피로 그의 이마에 귀(鬼)라는 글자를 쓰면
죽은자가 살아 돌아 온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공작의 언급에 진위(眞僞)가 궁금해서 확인해보니
패관잡기 (稗官雜記, 稗官雑記 - 어숙권 (魚叔權) 저, 조선 명종) 제 4권에 보면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있었다.

별좌(別坐)에 이씨(李氏) 성을 가진 사람이 말하기를,
“일찍이 한 방문(方文)을 얻었는데,
‘급사(急死)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의 무명지(無名指)를 찔러서 피를 내어 귀(鬼) 자를 이마 위에 쓰면 되살아난다.’
하기에 처음에는 믿지 않았는데,
마침 중악(中惡)으로 급사한 남자가 있어 반나절이나 지나서 심장 밑이 모두 싸늘해졌는데,
그의 왼손 무명지를 찌르니 한참 만에 피가 나왔다.
드디어 방문대로 시험하였더니 과연 되살아났다.
전후로 살려낸 사람이 모두 세 사람이나 된다.” 하였다.
비록 그 이치는 궁구하지 못하였으나 효험을 본 것이 이와 같으니 이상한 일이다.



오호~ 고증한거였군~
이라고 단순히 이렇게 생각할 수 있지만, 작가가 굳이 조선을 언급한 배경은 무엇일까?
작품에서는 장인이 일제시대 조선북부에서 일했다는 대목이 있지만, 그 인식은 단지 조선이 주술이 강한 나라라고 생각한 것일까?
고려의 불교 주술로, 그 이전 신라의 밀교 주술로 인식한 것일까?
아니면 시기를 맞추다보니 일제시대의 일본내부에서는 적당한 소재를 찾지 못하자 눈길을 조선으로 돌린것일까?
아니면 이미 일본에 출판되었던 '패관잡기'를 진작 기억하고 있다가 적당한 소재로 쓴 것일까?
진실은 저 너머에... (The Truth is out There...)

update:2019-01-25) 킹덤의 좀비인가?


원표(元彪)가 나온 실사판.
아슈라로 나온 인기 절정의 그로리아 입(Gloria Yip)은 이때 15살~~
The Alfee - For Your Love (孔雀王子 Peacock King, 19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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